AI로 앱은 다 만들었는데, 심사에서 자꾸 막혀요
지난 글에서, AI로 앱 만드는 건 빠른데 출시가 안 되는 네 가지 벽 얘기를 했어요. 오늘은 그중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무너지는 하나 — 심사·정책 얘기예요. 코드는 멀쩡히 다 됐는데, 여기서 몇 주씩 발이 묶이거든요.
심사는 ‘잘 돌아가나’를 안 봐요
처음엔 저도 착각했어요. 앱이 잘 굴러가면 심사도 당연히 통과하겠거니. 근데 아니더라고요. 심사는 “이게 잘 돌아가나”를 보는 게 아니라, “이 앱이 어떤 정책을 지켜야 하나”를 봐요.
그러니까 코드가 아무리 완벽해도, 거기 딸려야 할 정책이 안 갖춰지면 그냥 막혀요. AI는 코드는 기가 막히게 써주는데, 이 ‘딸려오는 것들’은 안 챙겨주거든요.
재밌는 건, 기능마다 부르는 검토가 달라요
지난번 그 ‘편의점 1+1 행사 앱’에 기능을 하나씩 얹어볼게요. 그러면 감이 확 와요.
“즐겨찾는 상품을 저장하고 싶어요.” → 저장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하고, 로그인하는 순간 그건 ‘개인정보’가 돼요. 처리방침, 동의받는 화면, 언제 어떻게 지울지(파기)까지 한 세트로 따라붙어요.
“행사 보면 포인트 주고 싶어요.” → 포인트는 ‘재화’라서, 어떻게 쌓이고 언제 사라지는지 규칙을 명확히 적어둬야 해요. 출석체크 같은 것도 같은 식이고요.
“가까운 편의점도 찾아주고 싶어요.” → 위치를 쓰는 순간 위치정보 동의가 따로 붙어요.
“행사 시작하면 알림 보내고 싶어요.” → 광고성 알림은 ‘받겠다’는 동의가 필요하고, 밤에 보내려면 야간 수신 동의가 또 따로예요.
그리고 카피. AI한테 맡기면 “무조건 이득!”, “최저가 보장!” 이렇게 시원하게 써줘요. 멋있죠. 근데 이런 단정적인 표현이 반려 단골손님이에요.
이걸 보면 느낌이 오죠. 화면에선 버튼 하나 추가하는 일인데, 뒤에서는 정책 한 묶음이 통째로 따라오는 거예요. 코드는 한나절이면 되는데, 통과는 한나절로 안 되는 이유가 이거였어요.
아, 하나 더. 처리방침이나 약관 같은 문서를 “대충 example.com 박아두지 뭐” 하면 그것도 걸려요. 실제로 열리는 진짜 페이지가, 운영자 정보까지 담겨서 있어야 하거든요. 저는 이걸 몰라서 막판에 또 멈췄었어요.
그래서 깨달은 거
이 벽들을 다 만들고 나서 하나씩 부딪히면, 출시가 계속 뒤로 밀려요. 기능 다 만들어놓고 “어 이거 동의 화면 없네”, “어 이 카피 안 되네” 하면서요.
‘이 기능, 어떤 검토를 부르지?’를 만들기 전에 물었으면, 몇 주를 아꼈을 거예요.
정책은 마지막에 ‘처리’하는 귀찮은 일이 아니라, 기획할 때 같이 그려두는 설계의 일부였던 거죠. 어떤 기능을 넣을지 정하는 그 순간이, 사실은 “이 앱이 어떤 정책을 떠안을지” 정하는 순간이기도 하더라고요.
심사는 코드가 아니라 정책을 봐요. 그러니 기능을 넣기 전에 “이게 어떤 검토를 부르는지”부터 그려두면, 출시가 한결 빨라져요.